나의 여행기

[속초-서울 도보여행기]백령치 공개를 넘다.

혜안1952 2012. 6. 24. 01:42

 

7.다섯째 날(6.15)-백령치 고개를 넘다.

 

  아침6시-오늘의 목표는 양평이다. 모텔을 나오니 4차선 국도와 2차선 국도가 있어 자동차 전용도로에 질린 우리는 한적한 2차선 국도를 따라 걸었다. 그런데 4차선 국도와 너무 멀어지는 것 같아 물어보고 가려는데 가도 가도 사람구경하기가 쉽지 않다. 마침 힐드로사이 골프장이 보여 반가웠다. 대개 골프장 앞에는 음식점이 몇 개는 있게 마련이어 아침식사도 하고 길도 물어보려고 했다. 그러나 워낙 산골이라 식당이 없다. 골프장 수위에게 물어보니 양평에 가기위해서는 거꾸로 양덕원에 가서 버스를 타는 것이 편하다고 한다. 우리가 가는 길은 많이 돌아서 갈뿐만 아니라 백령치 고개를 넘어야 하는 험난한 길이란다. 우리 보고 2시간이나 걸어 온 길을 다시 돌아가란 말인가? 버스로 10분 거리는 걸어서 2시간이 걸린다. 그렇게 할 수는 없다.

  계속 직진을 하다 보니 기갑부대에서 탱크훈련을 하는 오지 중에 오지며 백령치 고개는 보통 재가 아니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그 길은 대명 비말디가는 길로 양덕원에서 용문까지 20km를 우리는 30km이상을 돌아서 가야했다. 안 부장은 벌써 정상 가까이 가 있고 나는 다리의 물집 통증으로 도저히 갈 수가 없다. 자동차도 드문드문 다니고 손을 들어도 태워주지 않는다. 겨우 어떤 마음씨 좋은 아줌마 덕분에 히치하이킹을 하여 재를 넘는데 우 사장이 힘겹게 정상을 향해 걷고 있는 것이 차마 못 볼 지경이다. 그런데 아줌마가 통화중이어서 부탁을 할 수가 없다.

  혼자서 백령치 고개를 넘어 대명 비발디 방향에 가니 영업을 하는 식당이 겨우 2곳뿐이다. 식당을 정하고 미안한 마음에 안 부장과 우 사장에게 전화를 하여 내려오는 길도 만만찮으니 히치하이킹을 하는 게 좋겠다고 했다. 그런데 그것도 불가능하여 마침 오는 시외버스를 타고 내려 왔다. 설렁탕집을 갔더니 부인이 베트남에서 온 다문화가족이었다.

  아침 식사를 한 후 다시 용문을 향해 출발. 긴 터널을 통과하는데 공기가 나빠 숨이 막힐 지경이다. 그래도 터널을 벗어나니 아름다운 전원주택과 펜션들이 많이 보여 경치가 볼만하다. 주변의 상가는 겨울한철 스키어들을 대상으로 하여 지금은 폐허처럼 셔터를 내리고 썰렁하다. 그런 가게 앞에서 우 사장과 나는 패잔병처럼 쓰러져 쉰다. 얼마나 지쳤던지 우 사장이 보니 잠시 쉬는 동안 나는 등산화를 베개 삼아 코를 골면 자기까지 했다고 한다.

  12시40분 역시 먼저 와서 자리를 잡은 안 부장 덕택에 단월면에서 시원한 콩국수로 식사를 했다. 안 부장은 식사 후 먼저 떠나고 패잔병 같은 우리는 앉은 채로 오수를 즐긴다.

  다시 출발. 우사장과 나는 정말 힘겹게 겨우 한발씩 움직인다. 저녁은 안 부장이 잘 아는 양평 신내보리밥 집에서 먹기로 했다. 안 부장이 먼저 가서 식당주인과 같이 우리를 데리러 온다고 하여 4차선 국도를 따라서 태극기 휘날리며 걷는다. 2시간 정도 지났을까 안 부장이 벌써 용문에 도착하여 전화가 왔다. 사장이 바빠서 도저히 올 수가 없다고 한다. 우리는 걸을 수 있는 데까지 일단 걸어보기로 했다. 그런데 도저히 용문까지는 약속시간에 갈 수가 없다. 우 사장과 나는 다시 광탄에서 시내버스를 타고 용문까지 갔다. 용문에서 신내보리밥까지도 꽤 멀었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모회사의 워크숍으로 단체 손님이 와서 우리는 찬밥신세다. 우리가 걷다보니 오늘이 금요일이라는 것을 잊은 것이 잘 못이다.

  우 사장은 교회 장로이기 때문에 교회 일도 있고 다리의 통증으로 도저히 걷는 것이 불가능하여 저녁에 원덕역에서 지하철로 귀가를 결정하였다. 나도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꿀떡 같았다. 우리는 밤에는 길도 모르고 하여 콜택시를 불러 양평에서 서울방향에 있는 모텔로 대려 달라고 하였더니 양평을 지나 오빈역 근처 모텔을 잡아 주었다. 본의 아니게 반나절은 벌고 모텔에서 푹 쉬게 되었다. 모처럼 제대로 된 잠자리를 찾았다.

 

 

오이밭

 

아침을 먹고 드디어 강원도를 벗어나 경기도 따을 밟았습니다.

                        양평군 단월면을 가는 길은 이렇게 꽃길입니다. 그래도 다리의 물집으로 걷가 어려운 데 주변경치가 너무 아름다원 마음은

                        가볍습니다.

어쩔수 없이 저 터널을 지나는데 터널을 빠져나오니 그림같은 펜션들이 즐비합니다. 수영장이 있는 곳도 있고요.

 

점심을 먹고 우리는 콩국수집에서 쉬고 있는데 안 부장은 혼자서 길을 갑니다. 먼저가서 식당도 잡고 숙소도 구해야 합니다.

우 사장이 힘겹게 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