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는 것만큼 보이는 우리강산 좋을씨구!!!
1.여행을 준비하며
여행을 좋아하는 나는 틈나는 대로 여행기를 읽곤 한다. 파울로 코엘료<순례자>, 세스 노트 봄<산티아고 가는 길>, 건축가 박길룡의 라틴아메리카 문명기행<남회귀선>, <빌브라이슨의 발칙한 유럽산책>,<괴테의 이탈리아 기행>,베로니카의 동유럽여행기<인생에 쉼표가 필요 할 때>등등
한 번의 여행은 한 번의 인생과 같다는 말처럼 여행을 할 때마다 새로운 인생을 살고 온 느낌이다. 지난 연말 퇴직을 하고는 뭔가 나의 지나 온 시간을 되돌아보고 남은 생애를 설계 해 볼 수 있는 온전한 나 자신만의 작은 시간을 갖고 싶었다. 그래서 생각해 낸 것이 서울-속초 도보여행이었다. 막상 혼자하기에는 무리일 것 같아 주변의 몇몇 친구들에게 의중을 타진해 봤지만 적극적으로 응하는 사람이 없다가 마침 10년 전 히말라야 트레킹에 같이 같던 안 부장과 우 사장이 기꺼이 동참하겠다고 하여 약 2 주 동안 각자 훈련에 돌입했다. 나는 집주변에 있는 불곡산과 탄천을 매일 2-3시간씩 걸었고, 안 부장은 수서역에서 양재동까지 대모산과 구룡산을 1시간에 넘으며 힘을 길렀고, 우 사장은 제주 올레 길을 다녀왔다. 그래도 막상 떠나려하니 두려움이 많았다. 속초에서 서울시청까지는 직선 거리로 212km라고 하니 우리는 약 270km는 걸어야 할 것 같다. 하루에 약 30km 걷는 것으로 하여 8박9일로 계획을 세웠다.
우리 나름대로 몇 가지 여행의 목적도 구체화하였다.
첫째, 6월 호국의 달을 맞이하여 나라사랑하는 마음으로 국토순례를 한다.
둘째, 환갑을 맞아하여 지난 60년을 고해성사 하는 마음으로 반추하는 시간을 가진다.
셋째, 새로 시작하는 제 2의 인생을 설계하며 큰 그림을 그려본다.
넷째, 2003년 히말라야 ABC트레킹 10주년을 기념하고 건강을 점검하여 또 다른 큰 도전을 도모한다.
2.서울에서 속초를 가다.(6/10)
동서울터미널에서 버스를 타고 속초로 갔다. 속초를 출발지로 정한 것은 우리나라 지형이 동고서저라 동에서 출발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았고, 무엇보다 미시령 옛길이 최대고비인데 에너지가 넘치는 첫날에 걷는 것이 좋을 듯 했다. 아침과 오전 중 걷는 시간이 많다보니 해를 등지고 걷자면 동에서 서쪽으로 걷는 것이 좋을 듯 했다. 결과는 대만족이었다.
속초에서 이곳이 고향인 직장동료의 소개로 “만원의 행복”이라는 물 회집을 가서 저녁을 먹으며 현지인과 이야기를 하다 보니 미시령 가는 길을 잘 알려주었다. 해물이 듬뿍 들은 물 회맛도 좋았지만 아주머니가 사다 준 한계령 막걸리 맛은 정말 맛있었다. 식사 후 바로 옆 찜질방에서 하루 밤을 묵었다.
배낭을 최소화하기로 했는데 짐들이 생각보다 많았다. 안 부장은 그 무거운 짐 속에 성경책까지 넣어왔다. 성경책을 왜 가지고 왔느냐고 하니 우리 세 명이 서로 마음을 합쳐서 완주해 달라고 간절히 기도하기 위함이라고 한다. 나는 우리의 여행은 이미 반쯤 성공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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