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국내여행사진

제주 올레 17코스(광평~산지천)

혜안1952 2013. 11. 1. 01:01

어제저녁 올레 종점인 종달리에서 정 반대 방향인 광녕리로 왔다.

거리가 꽤 멀고 버스를 2번이나 갈아타고 도착하니 벌써 저녁 7시가 넘어 사방은 어둠에 쌓였다.

그래도 지난 번 한 번 와 본 지역이라 익숙하여 식당에서 저녁을 먹고 게스트하우스에 전화를 하였더니

친절한 젊은 주인이 픽업을 해주었다. 다행히 지금까지 묵었던 게스트하우스 중에서는 최고의 시설이다.

"노래하는 숲"

이름 그대로 숲속에 그림 같은 집이다.

밤이 늦었고 하루종일 걷고 버스에 시달리다보니 피곤이 몰려와 일찍 침대에 누웠다.

방값은 좀 비쌌지만(3만원) 다행히 독방에 TV, 침대,샤워장까지 있어 아주 좋았다.

일기예보는 온통 태풍소식뿐이다. 내일 일은 내일 걱정을 하기로 하고 잠자리에 들었다.

 

17코스는 지난 번 내가 일이 있어 먼저 가고 우 사장께서 혼자 걸었는데 아주 좋았다고 했다.

제주에 산다면 살고 싶은 곳중의 하나인 광녕을 떠나 근심이 살아진다는 무수천을 따라 무심히 걷다보니

제주공항 뒷길을 지나 제주의 명소 용두암이 나온다.  그동안 해안도로를 따라 걷다 보니 길을 잘 못들어

애월가는 방향으로 너무 멀리가서 결국은 택시를 타고 회귀하여 점심을 먹고 다시 출발하기도 했다. 시내와 가까운데도 일기 탓인지 올레꾼을 만날 수 없었다. 중간에 비바람까지 몰아쳐서 우비를 쓰고 앞만보고 걸었다. 용두암을지나 제주시내에서 산지천 마당까지 가는 길에는 올레 표지판이 제대로 되어있지 않아

많이 헤메기도 했다. 사람의 걸음은 정말 무서웠다. 한발 한발 내 딛는 걸음이 결국은 목적지에 도착을 한다. 산다는게 이런 것은 아닌지. 중간중간에 어려운 일도 많이 있지만 목표를 향해 전진하다보면 언젠가는 뜻도 이루어 지리라. 동문로타리 천지천 마당은 제주의 노숙자 집합소였다. 그 옆에서 토스트 가게를 30년째 운영하는 대구출신 아주머니는 매일매일 노숙자와 전쟁을 치르고 있었다. 아주머니의 억센 말솜씨를 들으며 토스트와 우유 한잔으로 주린 배를 채우고 마지막으로 제주 목관아를 방문하고 이 번 여행을 마무리 지었다.

 

17코스:광녕1리 사무소ㅡ>무수천 슾길 ㅡ>외도 울대 ㅡ>이호태우 해변 ㅡ>도두봉 ㅡ>어영소 공원

          ㅡ>레포츠공원 ㅡ>용두암 ㅡ>제주시내 ㅡ>동문로타리(산지천 마당)ㅡ>제주 목관아(18.4km)

 

 게스트하우스 <노래하는 숲>- 아침을 제공하지 않아 아침 일찍 나 혼자 슬쩍 나와서 주인께 인사도 못하였다.

식당들도 아직 문을 열지 않아 구멍가게에서 빵과 우유로 아침식사를 대신했다.

 광녕리에는 게스트하우스가 2~3개 있고 별장같은 고급주택이 여러채가 있어 살기가 좋은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무수천-아쉽게도 소나무가 많이 죽어있어 어제 저녁에  방송에서 보니 일손이 모자라 죽은 소나무를 제거 할 자원봉사자를 모집하는 광고를 하고 있었다.

 짧지만 이렇게 솔잎이 쌓인 길을 혼자서 걸으니 너무너무 좋았다. 혼자란게 때로는 이렇게 좋을수도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콩밭위로 멀지 않은 제주공항에서 비행기가 계속 이륙하고 있다.

 모처럼 만나게 된 귤밭. 노지의 귤은 아직 먹기에는 좀 이른 것 같았다.

어제 비가 많이 왔는지 냇물에 물이 많이 흐른다.

 

 무수천을 지나 드디어 바다로 나왔다.

 바다가 미냥 깨끗한 것 만은 아니었다.

 태풍의 영향으로 파도가 세차서 해안도로에도 사람을 거의 볼 수 없다.

 텅빈 해안도로 나무 데크

 선인장 자생지

 

 범죄없는 마을이라 대문 자체가 없다.

 파란 잔디와 빨간 지붕이 예뻐보인다. 예전에는 모두 초가집었는데 지금은 보기가 어렵다.

 파도가 거친 바닷가에서도 낙시를 즐기는 강태공을 보니 무엇이든지 중독이 되면 무아지경에 이르게 되는 모양이다.

 해안 마을이 너무 예뻐서 죽겠습니다.

 아직도 초가집이 가물에 콩나듯이 아주 드물게 보이기도 하지만 이제는 박물관에 가야만 볼 수 있을 정도로 보기가 어렵다.

 해안도로를 따라 걷다가 길을 잘 못들어 애월읍 하귀리까지 갔다가 겨우 택시를 타고 도두봉 입구까지 와서 혼자 국밥에 막걸리 한잔으로

점심을 때우고 공항을 바라보며 걷는데 굵은 빗방울이 내리기 시작한다.

 뒤로는 도두봉이 나즈막하게 보인다.

 해안도로의 로렐라이 요정상

이런 바닷가에 오면 시상이 저절로 떠오르겠지

 맑은 날에 잠시 머물며 바다내음을 맡으며 차 한잔을 하면 좋은 시상이 떠오를 같은 곳인데 태풍으로 폐쇄가 되어 아쉽다.

 

 

 

 

 

 세차게 내리던 비도 잠시 멎고 용두암 인어상에서 중국인 관광객이 기념사진을 찍어주었다.

 용연 구름다리를 지나니 그림같은 정자가 제자리에 서 있었다.

 제주는 마을마다 유래가 있는 역사의 도시다.

 마침 탐라축제 기간으로 어느 무명가수가 조용필의"돌아와요 부산항에"를 멋들어지게 모창을 한다.

그러나 비바람이 몰아치는 공연장에는 카메라맨 혼자 뿐이다. 지역 축제에 대하여 낭비적인 요소가 없는지 다시 한 번 생각해야 할 것 같다.

 산지천 중국 피난선

 

제주 목관아-조선시대 제주지방 통치의 중심지로 지금의 도청소재지 같은 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