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국내여행사진

고향 반송(盤松)

혜안1952 2013. 8. 16. 00:07

 

 지난 주 고향마을에 모처럼 다녀왔다.

나의 고향은 상주군 화서면 상현리이다. 어릴 때 별칭은 대나무가 많이 자란다고 하여 대밭골이라고 했다. 한동안 마을이 서글펐는데 요즘은 점점 더 좋아지는 것 같아 보기가 좋다.  우리 마을은 면사무소 바로 뒷동네 인데 어린시절 소 풀 먹이러 마을 뒤 산에 가서 멀리있는 비포장 신작로를 바라보곤 했다. 어쩌다가 자동차가 한대 지나가면 뾰안 먼지가 날리던 신작로길은 이제 청원-상주간 고속도로가 생겨 나들목인 화서IC에서 마을까지 자동차로는 5분 거리밖에 되지 않는다.

 동네 어귀에는 6.25전쟁 화령전투 전적지가 기념탑과 함께 있고 초등학교에는 현대식 체육관이 지어졌다. 학교뒤로는 어느 교회의 선교사용 전원주택이 20여체 들어서 마치 도시 변두리같이 보였다.

 동네에도 반듯한 전원주택들이 들어서고 뒷 산 아래에는 수녀원이 현대식 건물을 지어 들어서 있다. 그보다 가장 큰 변화는 반송(盤松)이다. 마치 큰 우산같이 서 있는 반송은 마을의 수호신 같은 존재이다.반송옆에는 우리 밭도 있어 어린시절 어머니가 밭일을 하러가면 따라가서 그 아래에서 누나와 소꿉장난을 하며 놀았고 정월 대보름에는 어른들이 고사를 지내고 단오 때는 그네를 타던 추억의 장소이다. 어느 해인가 태풍이 심하게 불어 소나무 가지가 뿌러지니 동네 어른들이 걱정을 하며 고사를 지내던 일도 생각이 난다. 또 여름에 오랫동안 비가 오지 않으면 기우제를 지내기도 했다.이제 세월이 흘러 소나무도 많이 늙고 병들어 쇠약해졌는데 다행히 1982.11.4 천연기념물(293호)로 지정이 되어 보호수로 관리하며 주변에도 공원을 조성하여 요즘은 사진작가들도 사진을 찍으러 오고 외지사람들도 어떻게 알고 많이들 구경을 온다고 한다. 옛날에는 작은 연못이 있어 수영을 배우기도 하며 놀던 곳이 있었는데 지금은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없다. 그 옆의 작은 도랑은 가제도 잡고 겨울이면 손 쓸매를 타던 곳인데 이제 사람 한 명도 겨우 들어갈 정도로 작은 도랑으로 변했다. 고향의 변화된 모습을 보니 고향에 돌아가서 살고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러나 다른 한 편으로는 정들었던 사람들의 모습이 점점 줄어들고 있어 안타깝다. 우리 나이 또래는 대부분 외지에 나가서 살고 연로하신 노인들이 하나 둘씩 세상을 떠나니 그 자리를 외지 사람들과 오랫동안 보지 못했던 사람들이 차지하고 있어 서먹서먹하다. 그래도 고향이 좋다. 내가 찾아갈 고향이 있어 좋다.

 

 

내 고향을 지켜주는 반송

연못이 있던 자리에 공원이 들어서 있다.

 

 

 

 

반송(盤松)은 소나무의 한 품종으로 소나무와 비슷하지만 밑동에서부터 여러갈래로 갈라져서 원줄기와 가지의 구별이 없고, 전체적으로 우산의 모습을 하고 있다.

마을 건너편 논 가운데에서 자라고 있는 이 반송의 나이는 500년 정도로 추정되며, 높이가 15.3m, 둘레는 5.17m∼2.23m정도이다. 밑동부터 크게 둘로 갈라져 있어서 바라보는 장소에 따라서 한 그루 같기도 하고, 두 그루처럼 보이기도 하며 나무의 모양이 탑같이 보인다고 해서 탑송(塔松)이라고도 한다.

마을사람들은 이 나무를 매우 신성하게 여겨 나무를 다치게 하는 것은 물론 낙엽만 긁어 가도 천벌을 받는다고 믿었고, 매년 정월 대보름에 마을의 안녕과 풍년을 비는 제사를 지내며 이 나무를 소중히 보호하고 있다.

상주 상현리의 반송은 민속적·생물학적 자료로서의 가치가 높다고 판단되어 천연기념물로 지정·보호하고 있다.

 

내가 어릴 때 다니던 성당도 새로 지었다. 그 때도 독일신부님이 오셔서 낡은 성당을 초현대식 건물로 새로 지었는데 이제 그 성당도 허물어 없어지고 새로운 성당이 들어서 있는데 예전 성당 보다도 더 작아 보였다. 아마 내가 그렇게 성큼 자란것이 아닌가 한다. 성당내부가 아담하고 나이드신 어른들이 미사시간에 복사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내가 다니는 분당의 신자수가 18,000며명에 달하는 성요한성당에 비하면 약 50여명의 신도들이 아기자기하게 미사를 드리는 모습이 더 마음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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