螢雪之功(형설지공) 반딧불의 빛과 흰 눈에 반사되는 빛으로 책을 읽어 성공한다는 말입니다.
위진남북조시대에 車胤(차윤)과 孫康(손강)이라는 두 선비가 있었습니다. 너무나 가난한 두 선비가 동원한 지혜는 반딧불과 눈(雪)을 활용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차윤은 반딧불을 잡아 주머니에 담아 걸고는 그 불빛으로 책을 읽었습니다. 한편 손강은 白雪(백설)에 반사되는 달빛으로 책을 읽었습니다.
이렇게 불철주야 열심히 공부한 결과 손강은 어사대부라는 높은 관직에 오를 수 있었고, 차윤 역시 이부상서라는 관직을 차지했습니다.
그런데 그 다음에 전개되는 얘기가 재미있습니다. 하루는 손강이 차윤을 찾아갔습니다. 그런데 차윤은 마침 집에 없었습니다.
가족들에게 물었습니다. "이 칠흙 같은 밤에 어디를 가셨답니까?"
가족들이 대답했습니다. "반딧불을 잡으러 나갔답니다."
며칠 후 차윤이 손강을 답방했습니다. 그런데 손강이 마당에 나와 하늘을 바라보며 어슬렁거리고 있었습니다.
차윤이 물었습니다. "책은 안보고 뭐 하시오?"
손강이 대답했습니다. "오늘은 하늘을 보니까 눈이 내릴 것 같지가 않구먼."
선비가 어려움을 극복하고, 명성을 얻은 것 자체는 매우 바람직한 현상입니다만, 반딧불이나 백설은 그저 수단이나 도구에 불과할 뿐 본질은 공부를 하는 것입니다.
수단이나 도구에 불과한 반딧불을 잡기위해 위험하게도 칠흙 같은 야밤에 야외로 나가거나, 멍청하게도 하늘을 뚫어지게 바라보며 언제 눈이 내리나 걱정하고 있지 않습니까?
언제 어디서나 틈이 날 때마다 책을 읽는다는 본래의 목적에서 벗어난 것입니다. 단지 도구나 수단에 불과한 반딧불과 백설에 집착하고 있지 않습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