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영화 관람기

연극"산불"

혜안1952 2011. 6. 18. 19:49

어제는 모처럼 연극을 한편 보았다.

남산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우리나라 사실주의 희곡의 최고봉

故 차범석 5주기 기념 특별공연이었다.

'산불'은 1980년대 영화로도 여러번 상영되었고 각종 극단에서 몇번 공연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국립극장 해오름극장과 같이 큰극장에서 하니 또 맛이 달랐다.

더군다나 강부자 조민기 권복순 장영남 서은경 이인철 등 빼어난 연기를 자랑하는

관록의 배우들이 섬세하게 묘사한 이데올로기와 탐욕에 의한 갈등의 골은,

그 갈등을 더욱 깊이 있고 극적이게 만들어준 비밀의 공간 개숲과 압도적인 스케일의 무대와 함께

관객에게 깊은 감동과 카타르시스를 주었다.

연극을 관람케 해 준 친구 전두환군의 부부에게 감사를 표한다.

 

산불의 줄거리

때는 1951년 겨울
소백산맥의 줄기를 따라가는 골짜기에 P부락이 있다. 문명의 혜택이라고는 받지 못 하는
깊은 두메 마을 인데다가 6.25사변을 전 후하여 남자라고는 거의 멸종된 과부 마을이다. 무
식하기 때문에 속아야 했고 서로 죽여야 했던 그런 P부락은 국군이 아직 진주하지 못 한
채 산과 가난과 추위에 갇혀 살고 있었다. 그러나 그들의 가장 큰 고통은 보름이 멀다하고
산에서 내려온 공비들의 노략질이었다. 강 하나만 건너면 그곳은 어엿한 대한민국의 품
안이지만 이 P 마을은 공비들에게 식량을 강탈당하면서도 어쩔 수 없이 견디어 내야 했다.
그러던 어느 날 밤. 빨갱이들에게 속아 그들과 함께 입산했다가 마침내 자유를 찾아 탈
출해 나온 청년「규복」이 다리에 심한 상처를 입은 채 이 마을까지 내려왔다. 그는 원태
국민학교 교사로 있었던 마음 약한 청년이였다. 「귀복」은 방향을 잃고 헤매다가 마침내
이 마을의 이장인 「점례」집 헛간에 숨게된다. 그러자 야경을 나가려는 「점례」와 마
주치여 공갈을 하자 「점례」는 마지못해 뒷산대밭에다가 숨겨준다. 「점례」는 마음씨도
용모도 고운 젊은 과부였다. 그의 남편은 우익진영의 청년단 일을 보다가 인민군이 쳐들어
온다는 바람에 피신한 채 종무소식이었다. 그러므로 처음에는 협박에 못 이겨 「규복」을
숨겨주었으나 어느덧 그에게 동정을 하고 마침내는 애정으로 변한다. 그러면서 「규복」
에게 하루속히 자수를 하라고 권하지만 마음 약한「규복」는 자신의 생명에 위협을 느끼고
선뜻 결심을 못한다.
그러던 어느 날 이웃이 사는 역시 젊은 과부인 「사월」에게 발각이 난다. 그녀의 남편은
해방후 한 때 좌익계열에 가담했다가 경찰에 잡혀 죽었다. 「사월」은 「점례」가 비밀리에
「규복」을 살리고 있음을 알자 질투와 시기 끝에 자기도 「규복」을 돌봐 주겠다고 제
의한다. 그리고 만일 그 청을 거절하면 경찰에 알리겠다고 반 협박을 하자 「점례」는 하는
수 없이 그 청을 받아드린다.
그 후부터 이 마을에는 이상한 소문이 떠돈다. 사내가 있다는 것이며 밤이면 어떤 사내와
아낙이 토끼바위 언저리에서 만난다는 것이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그럴 리가 없다고 일
소에 붙여버린다. 겨울이 가고 봄이 오자 그동안 잠잠했던 공비 소탕작전이 전개된다. 매일
같이 정찰기가 나르고 그 무서운 총소리가 가까워지고 있어 부락민들은 또 무슨 난리가 나
겠다고 불안과 공포에 떤다. 그러나 마침내 「사월」의 몸에 이상이 생겼다. 그리고 소문이
마을에 퍼지자 「사월」의 어머니 「최씨」는 딸을 윽박지르며 비밀을 캐려하나「사월」은
한사코 거부한다. 그러자 국군이 나타나서 「점례」네집 대밭을 불태우겠다고 사전 통고를 한다.
공비들이 숲 속마다 숨어있기 때문에 초토작전을 쓸 수 밖에 없다고 군 작전에 협력해 줄 것을 요청한다.
그러자「점례」와 그녀의 시어머니인「양씨」는 완강히 거부 하나「양씨」로서는 하나밖에 안 남은 대밭이
아까웠고 「점례」로서는 그 속에 숨은 「규복」의 생명을 아끼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마침내 기름이
뿌려지고 불이 붙여지자 대밭에 연기와 불꽃으로 달아오른다. 이 때 움 속에 숨어있던「규복」이가 도망쳐
나가려다가 총에 맞아 숨진다. 부락민은 뜻하지 않은 사내의 죽음에 의아심과 공포에 떤다. 그 비밀을
아는 사람은 오직 「점례」와「사월」의 뿐이였으나 이미「사월」은 자살은 한 뒤였다.
불길은 모든 죄악과 불의를 불사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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