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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도 햇볕이 다냥해서

혜안1952 2011. 2. 14. 10:01

 


 


 

 
    하도 햇볕이 다냥해서 하도 햇볕이 다냥해서 뱀이 부시시 눈을 떠보았다. ― 그러나 아직 겨울이었다. 하도 땅속이 훈훈해서 개구리도 뒷발을 쭈욱 펴보았다. ― 그러나 봄은 아니었다. 어디서 살얼음 풀린 물소리가 나서 나무움들도 살포시 밖을 내다보았다. ― 그러나 머언 산엔 눈이 하얗다. 핸 멀찌막히 `경칩(驚蟄)'을 세워 놓고 이렇게 따뜻하게 비췰 건 뭐람? ― 그러나 봄 머금은 햇볕이어서 좋다. 미치고 싶도록 햇볕이 다냥해서 나도 발을 쭈욱 펴고 눈을 떠본다. ― 그러나 `입춘(立春)'은 칼렌다 속에 숨어 하품을 하고 있었다. 詩/신석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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