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글

수선화

혜안1952 2012. 1. 7. 21:00

 

지난해 우리 아파트 관리소장님이 여자 분으로 바뀌었다.

그래서인지 가끔 엘리베이터 안에 좋은 글이 붙어있다.

오늘 아침 엘리베터를 탔더니 정호성님의 시가 한수 붙어있었다.

그 시를 중얼거리며 버스 정류장까지 가는 길이 추운 날씨에도 훈훈해져 왔다.

나이가 들고 백수가 되니 부쩍 외로움을 타게 되는데

마치 내 마음을 알기라도 하듯이 크게 위로가 되어 좋았다.

 

                          

 

           

 

                                          수선화에게

                                                            정호성

 

          울지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일이다

          공연히 오지 않는 전화를 기다리지 마라

          눈이 오면 눈길을 걸어가고

          비가 오면 빗길을 걸어가라

          갈대숲에서 가슴 검은 도요새도 너를 보고 있다.

          가끔은 하느님도 외로워서 눈물을 흘리신다.

          새들이 나뭇가지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고

          네가 물가에 앉아 있는것도 외로움 때문이다.

          산그림자도 외로워서 하루에 한번씩 마을로 내려온다.

          종소리도 외로워서 울려 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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